워킹맘 차별 없애기 위한 대안, 현실 워킹맘 다섯 명에게 물었다
워킹맘 차별 없애기 위한 대안, 현실 워킹맘 다섯 명에게 물었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9.3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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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한민국 워킹맘 보고서] 국회의원·시민단체·노무사·엄마 코칭 전문가 좌담회(上)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코로나19가 집어삼킨 대한민국, 워킹맘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베이비뉴스 취재진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2021년을 살아가는 열 명의 워킹맘을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가정·직장·사회 내에서 차별받는 워킹맘을 위한 대안을 찾고자 국회의원·시민단체 활동가·노무사·코칭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좌담회를 열었다. -기자 말

베이비뉴스는 지난 14일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일·가정 행복한 공존을 위한 차별 타파! 워킹맘 톡톡(talk talk)’ 좌담회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는 지난 14일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일·가정 행복한 공존을 위한 차별 타파! 워킹맘 톡톡(talk talk)’ 좌담회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취재진이 만난 열 명의 워킹맘 중에는 육아휴직을 거부당한 사례, 임신과 동시에 파견발령을 받은 사례, 고용단절 후 재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사례 등 직장 내에서 차별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돌봄 공백 문제로 인한 고충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는 엄마들의 죄책감은 열 명의 엄마 정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였다. 아울러 친정엄마에게 아이 양육을 맡긴 데 대한 미안함도 죄책감에 포함됐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14일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일·가정 행복한 공존을 위한 차별 타파! 워킹맘 톡톡(talk talk)’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는 SK스토아 쇼호스트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 석혜림(「워라밸 플랜」 저자) 씨가 진행을 맡았다. 패널로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전 공동대표·전 국회의원), 김수정 서울시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 법률지원팀장(노무사), 김지혜 지혜코팅센터 대표(「하루 한 시간, 엄마의 시간」 저자)가 참석했다. 

이날 모인 다섯 명의 일하는 엄마들은 만나자마자 서로 자녀 수와 자녀 나이 등 정보를 공유하면서 “아우 얼마나 힘드세요”, “아이가 그 나이쯤 되면 좀 수월한가요?”, “헉, 아들 쌍둥이요?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저는 딸 쌍둥이요”, “저는 이제 아이가 태어난 지 130일 됐어요.” 각자 시기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응원하며 대안을 찾기 위한 열띤 토론을 예고했다.  

◇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임산부에 대한 직장 내 분위기 

좌담회에서는 취재진이 만난 세 명의 워킹맘 인터뷰 영상을 차례로 함께 보면서 각 사례에 대한 대안을 논의했다. 먼저 24개월 자녀를 둔 금융사무직 강희수(가명) 씨의 영상을 봤다.(▶관련 기사: “임신하니까 파견 발령… 육아휴직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강 씨는 임신 사실을 회사에 알리자 축하 인사가 아닌 긴급회의가 열렸다. 임신 중에 파견발령을 받았고, 임산부에게 퇴근 5분 전 초과 근무를 시켰다. 파견 중에 육아휴직까지 사용하면 복귀 후 어디로 발령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출산휴가만 사용하고 육아휴직은 포기했다. 현재 아이는 지방에 있는 친정에 맡기고 ‘주말부모’ 생활을 하고 있다. 

강 씨가 출산휴가 후, 직장에 복귀해 들은 말은 “여자들이 독해 빠져서 아이를 버리고 회사에 나왔다는 것.” 강 씨는 “원하는 부서에서 일하는 게 보장됐다면 백번 생각해도 육아휴직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출생아 부모의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 63.6%, 10년 전과 비교하면 22.6%p 상승했다. 2020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한 여성 1만 3059명, 5년 전과 비교하면 7배 수준. 그러나 2010년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 못 하는 이유는 ‘상사 눈치’가 44.1%였다. 2019년 보고서에서 워킹맘 워라밸 실현을 위해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요건으로 ‘직장 조직 내 분위기 조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인식은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혜인 의원은 “지표가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고용의 기회와 질 차원에서 남녀 간의 격차는 크다”면서 “지난해 여성고용률이 50.7%로 남성보다 19.1% 낮았다. 시간당 임금을 계산해봐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0% 수준밖에 미치지 못한다.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노동도 남성이 하루 54분, 여성은 3시간 7분으로 3배 이상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 의원은 “여성이 일과 삶에 균형을 맞추는 게 남성보다 실제로 더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칼퇴근법도 육아휴직 통보제도 모두 증발한 상황”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전 공동대표·전 국회의원)은 좌담회에서 19대 국회의원 때 헌정 사상 국회의원 임기 중 출산한 첫 의원으로서 엄마의 마음으로 발의했던 법안에 대해 소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전 공동대표·전 국회의원)은 좌담회에서 19대 국회의원 때 헌정 사상 국회의원 임기 중 출산한 첫 의원으로서 엄마의 마음으로 발의했던 법안에 대해 소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강 씨의 사례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용혜인 의원은 “임신 중에 근로시간 추가 근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수정 노무사는 파견발령과 관련해, “부서 배치나 업무 배치는 인사권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서 부당한지는 임산부가 법적으로 다투어야 하는 부분이라 ‘이건 위반입니다’하고 단정해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하나 사무국장은 “문제는 아무리 법과 제도가 갖춰져 있더라도 임신해 태교에 신경 쓸 때 법적인 쟁송에 들어가거나 회사에 항의하고 싸우는 게 개인이 감당하기 너무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임산부에 대한 차별을 해결할 대안은 없을까. 장하나 사무국장은 “해법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19대 국회의원 때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임기 중에 출산하고 엄마로서 발의했던 법안에 대해 소개했다. 

“제가 국회에 있을 때 발의했던 ‘칼퇴근법’은 모든 노동자가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초과 근무는 수당을 받거나 아니면 회사가 초과 근로를 시키지 않도록 하는 법이었어요.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 1호였지만 지금은 다 증발한 상황입니다. 또 사업주 허락 안 받고 한 달 전에 미리 이야기하면 육아휴직 가는 법도 냈었어요. 결국 다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네요.”

◇ “임신·출산·육아기의 노동자에 차별적인 행위나 발언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김수정 서울시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 법률지원팀장(노무사)은 “임신·출산·육아기의 노동자에 차별적인 행위나 발언에 대한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수정 서울시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 법률지원팀장(노무사)은 “임신·출산·육아기의 노동자에 차별적인 행위나 발언에 대한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수정 노무사는 강희수 씨를 위한다며 육아휴직을 가지 말라고 조언한 선배의 발언은 배려가 아니라 임신·출산·육아기의 노동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준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적으로 차별적인 행위나 발언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한 뒤, “이러한 발언은 이미 해외에서는 차별행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모성보호 제도를 잘 실천하는 기업은 어떤 기업이 있을까. 김수정 노무사는 한 기업을 사례를 소개했다.

“임신하면 CEO가 축하 편지와 선물을 줘요. CEO의 편지가 왜 중요하냐면 모성보호를 준수하고 임신·출산·육아기의 노동자를 존중하고 있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이에요. 회사의 기업 문화이고 의지거든요. 

축하 편지 이후에 임산부가 이용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안내 메일을 보냅니다. 동시에 상사한테도 보내요. 상사가 인지해서 그 제도 활용에 문제가 없게 하는 거죠. 이로써 임산부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업무 협의 등에 있어 과중한 업무가 없도록 배려하려는 겁니다.” 

장하나 사무국장은 CEO 편지와 관련해, “여성에게만 보낼 게 아니라 남성에게도 보냈으면 좋겠고, 대통령이나 지자체장이 전국에 모든 임산부 엄마와 아빠에게 축하와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법 제도를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반면, 용혜인 의원은 “벤치마킹 말고 아주 대표적인 나쁜 기업 사례도 이야기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최근 남양유업에서 최연소 여성팀장이 육아휴직 후에 돌아왔더니 물류창고로 발령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인사발령 문제 등을 지적했다. 

☞ (하편)워킹맘들의 바람 “유토피아 아닌 육토피아를 만들어 주세요” 으로 이어집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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