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일수록 더 흙을 밟아야”… 생태·시민성 중심 유보통합 필요성 제기
“AI 시대일수록 더 흙을 밟아야”… 생태·시민성 중심 유보통합 필요성 제기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5.26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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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유보통합포럼연대, 22일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전문가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김성희 서울유보통합포럼연대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성희 서울유보통합포럼연대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AI와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 속에서 영유아교육이 경쟁과 조기학습 중심을 넘어 생태·시민성·공존의 가치를 담은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보통합이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패러다임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 전문가들은 숲과 자연 기반 교육 확대와 교사 전문성 강화, 법·재정 체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2일 오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는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전문가 토론회 - AI 인공지능 시대! 서울형 유보통합의 현재를 디자인하다’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유보통합포럼연대가 주최하고 사람숲·서울숲유치원협회·버디프렌즈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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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임진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공병호 숙명여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박설희 버드프랜즈 대표,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 임미령 유보통합범국민연대 공동대표, 김성희 서울유보통합포럼연대 대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한정이 서울숲유치원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AI 시대 서울형 유보통합 방향과 과제를 논의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정부에서의 유보통합은 물리적인 통합이었는데, 이재명 정부에 들어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면서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어디를 선택하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굉장히 좋은 퀄리티에서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의 흐름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호 위원장은 "AI 시대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AI에게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시민으로 잘 커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 독서를 통해서 문해력도 키우고 비판적 사고도 키우고 창의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시대일수록 영유아는 더 흙을 밟아야"… 생태·시민성 중심 유보통합 제안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형 유보통합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박 연구위원은 "영유아를 단순한 보호와 교육의 대상이 아닌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유아는 시민으로 태어났다'는 말로 기본사회정책과 연결되는 '시민으로서의 영유아'를 강조한 것. 특히, AI와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서울형 유보통합 역시 경쟁과 조기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생태·시민성 중심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연구위원은 “세계사랑(amour mundi)에서 지구사랑(amour terrae)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영유아는 지구사랑의 첫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의 영유아들이 초미세먼지와 폭염 등 기후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공원과 도시숲 접근성 격차 또한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영유아기부터 자연과 일상적으로 연결되는 교육·돌봄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AI 시대일수록 영유아는 더 흙을 밟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통합기관과 도시숲 접근권 확대, 어린이집·유치원 텃밭 표준 마련 등을 제안했다. 또한 도시농업과 식생활 중심 생태교육 과정 운영, 기후 그림책 아카이브 구축, 영유아 기후안전 프로토콜 마련 등 생태 중심 교육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영유아를 ‘환경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프리 유치원·어린이집 운영과 영유아 참여형 환경 실천 활동 확대 등을 통해 생태시민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발제에서는 ‘돌봄하는 시민’의 개념도 제시됐다. 박 연구위원은 이를 ‘에코스(Ecos)’, ‘데모스(Demos)’, ‘테크네(Technē)’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먼저 ‘에코스(Ecos)’는 ecology와 economy의 공통 어원으로, 단순히 환경이나 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아교육 역시 아이 개인만이 아니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과 공동체 전체를 함께 돌보는 관점으로 확장돼야 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데모스(Demos)’는 democracy의 어원으로, 단순한 인구 집단이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고 함께 존재를 드러내는 시민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아이를 키우는 과정 또한 개별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고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테크네(Technē)’는 technology의 어원으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잘 만들어내는 앎(making-knowing)’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박 연구위원은 돌봄을 단순한 희생이나 가치 차원이 아닌, 전문성과 숙련이 필요한 실천적 행위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유보통합이 단순한 제도 통합을 넘어, 영유아를 생태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놀이와 관계, 자연 경험을 중심으로 한 교육·돌봄 환경이 마련돼야 하며, AI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영유아교육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자연은 가장 훌륭한 통합의 교실”... 생태교육 필요성 강조

한정이 서울숲유치원협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사례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한정이 서울숲유치원협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사례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 현장에 전시된 버디프렌즈의 교재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 현장에 전시된 버디프렌즈의 교재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사례발표에 나선 한정이 서울숲유치원협회 회장은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로! AI 시대 숲에서 찾은 유보통합의 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 회장은 AI 시대 영유아교육의 방향으로 ‘숲 중심 유보통합’을 제시했다. 디지털 기술 중심 사회일수록 영유아들이 자연 속에서 몸으로 경험하고 관계를 맺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회장은 “자연은 가장 훌륭한 통합의 교실”이라며 “숲에서 아이들이 놀이를 이끌며 오감발달과 인성함양을 동시에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답을 줄 때 우리 아이들은 그 답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철학을 배울 것”이라며 “숲은 그 질문을 스스로 찾게 하는 가장 지혜로운 교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숲유치원협회와 버디프렌즈 사례를 들며 생태환경 교육 콘텐츠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한 회장은 버디프렌즈에 대해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멸종위기종 스토리를 세계관에 반영해 엔터테인먼트와 생태환경 교육이 연계된 탄탄한 줄거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환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감수성과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보통합 시대, 보편적이고 고품질의 생태교육 표준을 정립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유보통합 핵심은 교사”... 교원 질·위상 강화 필요

구현아 명일사랑어린이집 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구현아 명일사랑어린이집 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강정원 한국성서대학교 영유아보육과 교수는 유보통합의 핵심이 제도 개편이 아니라 ‘영유아 교원의 질과 위상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현재 유보통합 논의가 주로 제도와 조직 통합에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교육의 질은 결국 교사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사 양성부터 처우 개선, 교육의 질 관리, 권익 보호까지를 아우르는 종합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1학급 3교사 체제나 광역 단위 인건비 지원만으로는 현장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호주 빅토리아주의 영유아교육 개혁 사례를 광역 정책 설계의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호주는 교육 권한이 주(州)에 있는 연방 구조로, 중앙정부는 국가 표준과 재정을 설계하고 주정부는 운영과 평가를 담당한다. 특히 2024년 ‘국가 영유아 전략 2024-2034’를 통해 생후 초기 2,000일을 핵심 발달 시기로 규정했으며, 빅토리아주는 약 140억 호주달러 규모의 ‘Best Start, Best Life’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약 1만 명 이상의 신규 교원 확보가 필요해지면서 양성 시스템의 한계와 현장 이탈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이에 빅토리아주는 ▲교사 양성기관 컨소시엄(ECTP) ▲장학금 및 재직 전환 지원 ▲실습 및 멘토링 강화 ▲지역 인력 배치 지원 등을 통해 양성 단계 전반을 광역 차원에서 통합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임금 동등성(Pay Parity) 정책과 보조금 조건부 지급(Funding Conditionality)을 결합해 교사 처우 개선을 유도하고 있으며, 보조금을 받는 기관에 한해 임금 인상을 연계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동시에 보육료 인상 상한제를 적용해 정부 지원이 학부모 부담으로 전가되는 문제도 차단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한국에서도 광역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영유아교사 양성·전환 컨소시엄 구축 ▲교사 자질 위계화 시범 도입 ▲질 연동 재정지원 체계 설계 ▲광역 평가·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교사 권익보호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단순한 인건비 지원을 넘어 기관 평가와 교사-아동 상호작용 등 과정의 질에 따라 재정을 차등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수료 인상 상한제를 함께 도입해 지원금이 학부모 부담으로 전가되는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영유아 시민성은 교사의 양성, 자질, 위상과 분리될 수 없다”며 “광역지자체가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도 양성, 자격, 자질, 위상 등 영역에서 즉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유보통합 3법 개정 시급”… 정부 책임론 제기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6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영유아 교육혁신 현장 전문가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영명 아이들이 행복한세상 공동대표는 유보통합의 실질적 추진을 위해서는 법·재정 체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전에 ‘누가 책임지고 실행할 것인가’를 먼저 명확히 하는 일”이라며 “지금 유보통합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과제는 유보통합 관련 3법의 조속한 개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3법 개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라며 “권한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 재정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국가 시스템 개편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구조가 먼저 정리되지 않는다면, 지금 논의되는 수많은 정책과 비전들은 지속 가능성을 갖기 어렵다”며 “생태·시민성·AI 시대 영유아교육이라는 비전이 실제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권한과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는 법·재정 체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장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선언, 또 다른 시범사업이 아니라, 실제 실행을 위한 제도 개편과 이를 가능하게 할 정부입법”이라고 강조했다.

◇ “기술보다 인간”…‘도시 전체의 유아학교화’ 제안

노재은 푸른유치원 원장은 “기술 과잉(Hi-Tech) 시대일수록 더 깊은 인간성(Hi-Touch)을 지향해야 한다”며 “교육의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계와 공존해야 할 미래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다운 따뜻함과 공감 능력”이라며 “자연은 이를 가르치는 가장 위대한 학교”라고 설명했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담장을 넘어 서울시의 한강, 남산, 동네 뒷산 등 모든 자연 인프라가 아이들의 교실이 되는 ‘도시 전체의 유아학교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보통합은 하향식 표준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바다생태’, ‘도시 숲’, ‘텃밭 가꾸기’ 등 다양한 색깔의 자연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재정과 행정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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