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생아 목에 거는 '목튜브'… 해외선 사용 자제 권고, 국내 산후조리원은 '프리미엄 서비스'
[단독] 신생아 목에 거는 '목튜브'… 해외선 사용 자제 권고, 국내 산후조리원은 '프리미엄 서비스'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6.12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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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CPSC 등 안전성 우려 잇따라 제기... 국내선 별도 규제·업계 가이드라인 사실상 없어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차별화된 신생아 전문가가 아기의 수영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도의 한 산후조리원이 내건 '신생아 수영' 프로그램의 홍보 문구다. 해당 조리원은 "(수영은) 엄마 뱃속 양수에 있을 때처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며 "물속에서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대근육과 균형감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아기의 목에는 이른바 '목튜브'가 착용된다.

목튜브는 영아의 목에 착용하는 도넛 형태의 공기주입식 튜브로, 몸은 물속에 둔 채 머리만 물 위에 뜰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영어로는 '베이비 넥 플로트(Baby Neck Float)'라고 불린다. 해외 자료에 의하면, 이 제품은 2000년대 초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영유아 수중재활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유아용품 브랜드 회사들이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용 제품을 출시하면서 전 세계 육아시장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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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쿠팡, 네이버 등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스위마바를 비롯해 말랑하니, 아띠래빗, 스윔어바웃, 아라칸, 베베코지, 닥터링, 빅웨이브, 나이비, 써니워터, 아이블린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목튜브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목튜브는 베이비 스파나 신생아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부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의 후기에서 자주 목격된다. 실제 산후조리원 이용 후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목튜브를 착용한 신생아가 욕조나 수영장에서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일부 산후조리원은 '신생아 수영' 또는 '베이비 스파'를 프리미엄 서비스로 내세우며, 오감 발달, 근력 발달, 숙면 효과 등을 홍보하고 있다.

12일 베이비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목튜브를 활용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홍보하는 산후조리원은 전국적으로 최소 7곳 이상 확인됐다.

문제는 국내에서 영유아 프로그램의 상징처럼 활용되고 있는 목튜브가 해외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규제기관과 의료계는 수년 전부터 목튜브의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일부 국가에서는 영아의 익수와 질식, 경추 손상 위험 등을 이유로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소비자 안전당국이 부모들에게 사용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망과 중상 위험까지 경고받고 있는 것이다.

해외 규제기관과 전문가들은 목튜브의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국내에서는 일부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망 및 중상 위험까지 경고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 해외 규제기관 잇단 경고… "사망·중상 위험"

먼저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기용 목튜브 사용과 관련한 안전성 경고를 발표했다. FDA는 부모와 보호자, 의료진에게 수중치료를 목적으로 영아에게 목튜브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특히 척수성 근위축증(SMA) 1형 등 발달지연이나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영아의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목튜브 사용이 사망 또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들 제품은 FDA의 평가를 받은 적이 없으며 수중치료 효과 역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사고 사례도 보고됐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목튜브 관련 사고는 총 115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영아 사망 2건과 입원이 필요한 부상 2건이 포함됐다.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들 역시 보호자의 신속한 구조가 없었다면 익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영아의 연령은 생후 17일부터 12개월 사이였다.

피터 A. 펠드먼 CPSC 위원장 권한대행은 "목튜브는 오래전부터 의심스러운 제품으로 여겨져 왔으며 보호자에게 잘못된 안전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 역시 목튜브를 안전한 수영 보조장치로 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목 주변 압박과 기도 압박, 경추 부담 등을 우려한다. 특히 신생아는 목 근육과 척추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여서 체중을 목으로 지탱하는 구조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도 목튜브를 위험 제품으로 분류하는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위험 및 금지 품목 정책에 어린이용 공기주입식 목튜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일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 퀸즐랜드주 공정거래청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되고 전문가가 착용 상태를 점검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기 목튜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생명과 죽음의 문제"라며 "단순한 놀이 목적으로 가정용 수영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저렴한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보건부 역시 물날개와 부력 의자, 목링(neck ring) 등 수영 보조기구는 생명을 구하는 안전장비가 아니며 부모에게 잘못된 안전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국내선 여전히 운영… 전문가 "안전성 검증 안 돼" 

반면 국내에서는 목튜브 사용 자체를 제한하거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별도의 규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목튜브는 어린이제품 안전관리 제도에 따라 KC 인증 등을 거쳐 유통되고 있지만, 이는 제품의 물리적 안전성에 관한 기준일 뿐 영아의 신체 발달이나 의료적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는 아니다. 해외 규제기관들이 목튜브 사용에 대해 잇따라 경고를 내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목튜브 제조사나 유통사들도 GOTS, OCS, SGS, AWTA, KCL 등 국내외 인증 및 시험 통과 사실을 근거로 홍보하고 있지만 이들 인증 역시 주로 제품의 재질과 유해물질, 품질관리, 내구성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목튜브 사용이 영아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또는 사용 과정에서의 의학적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문제는 이러한 목튜브가 산후조리원 등에서 꾸준히 활용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별도의 안전관리 체계나 운영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이다. 

한국산후조리원협회 관계자는 "목튜브를 활용한 신생아 수영 프로그램은 업계 전반에서 대중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산후조리원에서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소비자원 등 관계 기관에서 목튜브 제품에 대한 별도의 우려 표명이나 안내가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협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해외에서는 규제기관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목튜브의 안전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별도의 경고나 운영 지침 없이 제품이 유통되고 일부 산후조리원은 자체 판단에 따라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정유미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모유수유클리닉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 신생아용 목튜브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정유미 
정유미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모유수유클리닉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 신생아용 목튜브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정유미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의학적 근거 부족... 국내 안전 기준 마련 필요"

그렇다면 국내 의료계는 목튜브 사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목튜브가 영아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부족한 반면,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정유미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모유수유클리닉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산후조리원 등이 홍보하는 목튜브의 발달 효과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신생아는 아직 신체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몸이 바닥과 평행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데 반해, 목튜브를 착용하면 몸이 수직으로 매달린 형태가 돼 목과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고 호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국내 안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산후조리원 상담을 받을 때는 목튜브를 사용하는지, 원하지 않을 경우 보호자가 직접 아이를 안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사고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은 갖추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들 한다'는 말만으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원장은 "아기에게 가장 안전한 장비는 플라스틱 튜브가 아니라 손이 닿는 거리에서 아이를 받쳐주는 어른의 손"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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