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없는 아이돌보미 노동권… 처우개선은 말뿐"
"진전 없는 아이돌보미 노동권… 처우개선은 말뿐"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03.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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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⑭] 배민주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배민주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의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배민주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의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아이돌보미의 시급은 사업을 수행하는 서비스기관이 아니라, 여성가족부가 결정한다. 주휴와 연차수당을 포함한 임금체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돌보미의 활동 방법과 채용조건 역시 여가부가 결정한 것을 서비스기관들은 수행하거나 관리할 뿐이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는 2019년 5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가족부 교섭거부 규탄 및 아이돌보미 처우개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가정의 양육부담을 덜고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07년부터 시행된 서비스다. 이 사업의 운영 주체는 여가부지만, 관리는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의 기관이 맡고 있다. 아이돌보미의 실질적 근로와 고용조건을 여가부가 결정함에도, 여가부는 실질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탁 서비스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배민주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은 “아이돌보미 노동자로 일할수록 거꾸로 처우가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노조는 2013년 9월 교통비 실비지급 중단 사건을 시작으로, 연차수당 체불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됐다.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은 2014년 공공연대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이후 2018년 아이돌봄분과로 출범했다.

배 국장은 2017년에 노조에 가입했다. 자신 역시 아이돌보미 노동자인 배 국장은 “아이돌보미 노동자에게 불리한 상황들이 많아지자 권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노조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배 국장이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배 국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아이돌보미 노동자 문제에 공감 못하는 국회, ‘20점’"

2019년 5월 21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가족부 교섭거부 규탄 및 아이돌보미 처우개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2019년 5월 21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가족부 교섭거부 규탄 및 아이돌보미 처우개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실 수 있으실까요?

“20~30점입니다. 국회는 아이돌보미 문제를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아이돌보미 문제에 관심을 가진 몇몇 국회의원들은 있었어요.”

Q. 20대 국회 4년 동안 아이돌보미 노동자의 노동권과 관련해 그나마 진전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20대 국회에서 아이돌보미의 노동권 보장과 근로조건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전혀 없었어요.”

Q. 지난해 서울 금천구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 이후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채용 시 인적성 검사를 도입하고, 아동학대 의심행위만 보여도 활동정지 기간을 6개월에서 자격정지 여부 결정 시까지 연장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여가부 대책은 실효성이 있었다고 보시나요?

“그때만 잠깐 보여주기 식입니다. 여가부는 인적성 검사와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만 투자한 실효성 없는 발표였어요.”

Q.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은 아동학대 사건 이후 ‘잠재적 범죄자’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아이돌보미 노동자를 보호할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아이돌보미 노동자에게 ‘잠재적 범죄자’라는 오명은 항상 따라다닙니다. 한 사례로 CCTV 몇 대씩 있는 가정에서 모든 식구들이 아이돌보미 노동자가 밥 먹는 모습까지 지켜보는 일도 있었어요.

분명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제1항에서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제3자(가족)에게 제공하거나 공유할 수 없음이 명시돼 있지만, 가정에서는 이를 어기고 있어요. 아이돌보미도 인권이 있습니다. CCTV 설치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해요.”

Q. 아이돌보미 처우도 열악한 것으로 압니다. 최저임금 수준 기본급을 받고,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아이돌보미 처우개선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돌보미를 위해서 여가부는 말로만 의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예산을 늘려도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없었어요. 교통비 빼면 최저임금도 못 받는 꼴입니다. 정부는 아이돌봄 지원사업을 이용자를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건 이용자가 우선이라고 말하는데, 이용자가 있으면 아이돌보미 노동자도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점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어요.”

◇ "기존 아이돌보미도 일 없는데 신규양성에만 매진한 여가부"

지난해 1월 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아이돌보미 휴게시간 대체제도 도입 및 조건부 겸업허용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해 1월 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아이돌보미 휴게시간 대체제도 도입 및 조건부 겸업허용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보시나요?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났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아이돌보미 노동자를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 가지 원인이 있어요. 하나는 가족이 아닌 외부인이 집에 오는 걸 꺼리는 점과, 다음으로 재택근무와 조부모 등 가족돌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이돌보미가 필요하지만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지원 대상을 확대해도 어쨌든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안 쓰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해요. 무료가 아니니까요. 정부는 책임지고 아이돌보미에게 감염병 예방 물품을 지급하는 동시에 점검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한시적으로 국가에서 전액 돌봄사업 지원을 하는 방안도 좋지 않을까 해요.”

Q. 부모들 중에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돌보미가 부족해서 활용을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동의하시나요?

“부모들은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아이돌보미가 부족해서 연계가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돌보미들은 월 60시간도 일하지 못하는 비율이 평균 30%에 이릅니다. 이러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가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신입 아이돌보미 양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선생님도 일이 없는데, 신규 아이돌보미만 뽑았어요. 일이 없어 그만두는 사례가 많은데, 여가부는 신규양성에만 집중했어요.

국가지원이 최대 720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보니,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에만 아이돌보미를 신청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갈 수 있는 아이돌보미는 한계가 있으니, 다른 시간대는 이용률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결국 장기적으로 국가지원 시간을 대폭 늘리고 국가에서 아이돌봄 지원사업 전부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가야 해요. 이용시간이 늘어나면 이용자들도 원하는 시간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아이돌보미의 근무시간도 늘어나기에 문제는 해결될 겁니다.”

Q.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관련해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제안하시고 싶은 공약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이가 행복한 사회에서 자랄 수 있기 위해서는, 아이와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아이돌보미 노동자가 불이익 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해요.”

Q. 끝으로 21대 국회에, 또는 유권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1대 국회는 표를 의식해서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공약한 내용은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유권자들 역시 편가르기로 무조건 당만 보고 찍지 말고 일하는 국회의원을 뽑아야 해요. 우리 세금으로 국회의원들 봉급을 주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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